송지연 작가의 작품을 만나면 일상에서 마주하는 거칠고 두툼한 질감과 도시의 인상에 사로잡힌다. 그녀의 작품은 그녀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를 매개로 자신의 삶과 환경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수많은 붓놀림을 통해 축적된 색소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과 과정을 압축하는 시간의 기록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회화와 지우기의 반복적인 과정은 안료의 물질성이 두드러지는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작가에게 존재의 의미에 의문을 제기하고 삶의 의미를 재검토하는 자기 성찰의 방법이기도 하다.